암환자와 가족이 건강한 방법으로 소통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암 진단 이후 어느새 가족 간의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럽고 어려워진 경험이 있으셨을 겁니다. 서로 조심스러워 꺼내지 못한 이야기들은 서로에 대한 배려가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오해와 서운함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대화의 어려움을 겪는 것은 어느 가족의 특별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는 암 진단 이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찾은 병원에서 오늘은 교수님이 어떤 이야기를 하실지 마음 졸이기도 하고, 암치료의 여정 속에서 불안한 미래를 헤쳐나가야 하는 어려움에 처합니다. 이렇듯 우리가 딛고 있는 상황이 가족 간의 긍정적인 대화를 방해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여건 속에서 서로 독려하고 치료 여정을 이어가기 위한 응원의 말을 할 수 있는 용기를 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그 간 우리 가족의 대화를 돌아보고, 어떻게 하면 잘 듣고 잘 말할 수 있을지 알아보겠습니다.
1) 기본에서 시작하기
대화의 정의는 상호적인 의사소통 ‘대화’란 두 사람 이상의 상호적인 의사소통을 의미하며, 나와 상대방이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대화의 구성요소를 살펴보면, 크게 말하는 것과 듣는 것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 우리의 대화가 어려웠던 것은 말하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에 기인할 수 있습니다. 말하기와 듣기의 균형점을 찾는것에서부터 대화의 출발점을 삼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2) 암 진단 후 바뀐 대화 환경 속 새로운 대화 원칙 세워보기
암 진단 이후에도 우리의 삶과 생활은 이어집니다. 다만 삶 속에 치료 여정이 더해지면서 크고 작은 변화들이 생깁니다. 그 변화는 우리 가족의 대화에도 스며들게 될텐데요. 우리 가족의 대화가 어려운 원인 중 하나는 그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대화에서 찾아볼 수도 있겠습니다.
다음의 몇 가지 원칙을 참고하셔서 우리 가족만의 대화 원칙을 세워보세요.
- 짐작하여 서로의 상황을 판단하지 않기
의사소통 중 분노, 우울, 답답함 등 부정적 감정이 생겼다면 감정을 일으킨 상대의 말 또는 행동에 대한 나의 생각과 감정을 진솔하게 설명해주세요.
- 환자를 포함하여 의사결정하기
암 진단 후 환자와 가족들은 근로, 재정, 육아, 가사 등 고민해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열린 마음으로 서로의 의견을 듣고 존중해주며, 환자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 잠깐 멈추었다가 대응하기
부정적 감정을 즉시 표현하는 것은 갈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무조건 참는 것은 스트레스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잠깐 멈춰서 생각하고 정제된 감정과 생각을 글로 적어 표현하는 것도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3) 잘 듣기와 잘 말하기
대화의 두 가지 요소인 듣기와 말하기에서, 듣기는 대화에 온전히 집중하기 위한 출발점입니다.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그 위에 말하기를 통해 생각들을 쌓아가다 보면, 어느새 소통의 길이 넓어져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는 잘 듣기 위한 경청의 자세와 잘 말하는 방법 두 가지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 적극적인 듣기: 경청
적극적인 듣기를 의미하는 경청은 기울일 경(傾)에, 들을 청(聽)자를 쓰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귀 기울여듣는다는 의미입니다. 경청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상대방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세 단계를 거쳐야합니다. ① 귀를 열고, ② 마음을 열고, ③ 이해한 바를 표현하는 방식으로 경청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듣기와 말하기는 떼려야 뗄 수 없이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고,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듣기 위한 노력이 좋은 대화로 이어지는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나 전달법
I-message와 You-message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나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에 목적을 둔다면 You-message가 되기 쉽습니다. I-message, 나 전달법의 핵심은 나의 생각을 온화하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상대방을 비난하지 않는 말하기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 다시 말하기
다시 말하기는 위에서 언급한 경청과 맞닿아 있습니다. 내가 들은 상대방의 이야기에 대해서 나의 해석을 담아 말함으로써 내가 이해한 바가 맞는지 확인을 구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주 사소해보지만, 다시 말하기는 상대방이 나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있으며, 나의 다음 대화를 이어가고 싶어한다는 시그널을 주는 역할을 합니다.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존중하고, 마음을 이해하려는 작은 노력은 분명히 우리 가족의 대화가 변화하기 위한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매일 하루 짧은 한마디라도 서로를 칭찬하며 대화를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서로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은 암치료와 회복 과정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