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암 진단을 알릴 때
가족 중 누군가 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접하면 화가 나고 걱정하게 되는 것이 정상입니다. 자녀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가 암에 걸렸을 경우, 부모는 자녀에게 암 진단에 대한 사실을 알리는 것 자체보다 자녀가 걱정할 것을 더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자녀에게 비밀로 하려고 하지만, 자녀는 부모의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고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이때 자녀는 불확실한 정보로 더 나쁘게 생각하거나 두려워할 수 있고, 오히려 부모 자녀 간 더 큰 불신과 이로 인한 문제행동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암 진단 후 자녀와 함께 초기에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신뢰를 쌓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자녀가 부모의 암 진단 사실을 알았을 때 잘 대처할 수 있다고 믿으시기 바랍니다.
1. 마음 가다듬기
■ 먼저, 자신의 감정을 살펴보세요. 암을 진단받으면 충격, 분노, 우울, 외로움, 두려움, 불안 등의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이런 감정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억누르면 다른 방식으로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자신의 감정이 어느 정도 정리되어야 자신뿐 아니라 자녀와 가족이 받아들일 수 있고, 자녀에게 더욱 쉽게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암에 걸린 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마음이 덜 힘들 것입니다.
■ 자녀와 처음 대화하기 전에 말하고 싶은 것을 글로 적어 연습하고, 직접 말하기 어렵다면 믿을만한 주변 사람들(배우자, 친구, 친척)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2. 자녀에게 이야기하는 방법
■ 방해받지 않을 조용한 시간과 장소를 선택하고, 음성 또한 조용하고 안정된 어조로 이야기합니다. 슬프거나 울고 싶은 기분이 든다면 울어도 괜찮습니다. 우는 것이 좋은 대처법일 수 있으며, 부모가 울음을 통해 슬픔을 표현한다면 자녀에게도 우는 행동을 해도 된다고 이해시킬 수 있습니다. 눈물이 나면 대화를 잠시 중단하고 심호흡을 하도록 합니다. 자녀가 부모를 안아주고 위로해주면 칭찬과 고마움을 표현하고, 진정된 후 다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자녀가 혼란스러워하거나 분노를 표현하는 경우에는 대화를 통해 자녀가 어떻게 느끼는지 이해하도록 합니다. 이러한 대화의 시간을 통해 서로를 지지해 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울 수 있습니다.
■ 자녀의 나이를 고려하여, 자녀가 이해하기 쉬운 가장 적합한 방법으로 대화합니다. 평소 사용하던 일반적이고 익숙한 대화로 간단하고 구체적인 용어를 사용합니다. 다른 연령대의 자녀가 있는 경우 첫째 자녀와 먼저 대화하는 것이 좋으며, 다른 자녀에게도 암 진단에 대한 소식을 전할 때 첫째 자녀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 어린 자녀일수록 주의 지속 기간이 짧으므로 기억하고 들을 수 있는 것보다 너무 많이 말하지 않도록 합니다. 일반적으로 8세 미만의 자녀는 자세한 정보를 많이 필요로 하지 않으며, 8세 이상의 자녀는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자 할 것입니다. 연령에 따라 주의할 점은 9페이지의 ‘부모의 암 진단과 치료 시, 자녀의 연령에 따라 어떤 도움이 필요한가요?’ 부분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3. 함께 이야기하면 좋은 점들
■ 암은 전염성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 줄 필요가 있습니다. 어린 자녀는 종종 암이 병균 때문에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감기와 달리 언제나처럼 뽀뽀하고 포옹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 주시고, 자주 안아주시기 바랍니다.
■ 자녀는 자신이 잘못해서 부모가 암에 걸렸다고 생각하며 죄책감을 느낄 수 있으므로 자녀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 자녀는 놀거나 웃을 때 마음이 불편하거나 미안한 마음이 들 수 있습니다. “네가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으면 엄마(아빠)도 행복하단다.”라고 말하여 이러한 감정을 해소시킬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4. 도움 예시
■ 자녀에게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암 진단에 대해 설명해보세요.
“엄마(아빠)가 오늘 병원에서 검사한 결과를 보았는데 ○○암이라고 하였단다. 의사 선생님은 치료를 잘 받으면 나을 수 있다고 하셨어. 엄마(아빠)는 의사 선생님과 최선을 다해 치료를 받을 거야.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너의 생활을 잘 해주길 바란다. 너의 생활을 잘 유지하는 것이 엄마(아빠)를 돕는 거란다. 그리고 네가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으면, 엄마(아빠)도 행복하단다. 암은 누구 때문에 생기는 병이 아니니까 네 탓도, 다른 누구의 탓도 아니란다. 그리고 옮는 병이 아니니까, 엄마(아빠)를 안고 싶으면 안아도 되고, 친구들과 함께 놀아도 된단다.”